kth에 입사한지 13개월이 되어간다. 나름 의미있는 것을 해 보겠다는 노림수가(?) 있어 입사했고 그 노림수를 완성하기위해 무던히 애 썼던 13개월이었다. 흥미로웠고, 재미있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것이 있다면 프로그래머로서 살아온 짧은 20여년간 한 번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개발 (일명 코딩) 을 놓고 살았다는 것이다.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여러가지 변명을 할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못한 것을 감출수는 없다.

이제 손이 떨린다.

코딩은 술과 담배와 같은 중독성이 있다. 일단 중독되면 그 재미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다. 그리고 빠져 나오려한다면 갈증을 느낄 것이다. 평생 자의에 의해 빠져나와보질 않아서 그런 것을 느낄 수 없었지만 지금 손이 떨린다 갈증을 느낀다. 추측하건데 이 상황을 유지하며 시간을 보내고 손 떨림이 멈추면 아마도 코딩을 다시 하긴 힘들 것 같다는 두려움을 본능적으로 느낀다. 잠깐 잠깐 하는거야 문제 없겠지만 (이것도 추측) 무언가를 만들만큼의 집중력, 창의력, 발칙함! 같은 가치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 같다. 이건 개발자로서 심각한 두려운 감각이다.

평생 프로그래머로 살거야.

중학교시절 다짐했던 꿈이자, 목표였다. “평생 프로그래머로 살거야” 이제 그 꿈이, 목표가 좌초될 위기를 느낀다. 혹자는 꼭 코딩을 해야 개발자인가?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개발자로서 감을 유지하는데 코딩은 단 하나의 방법이다. 검사에게 갈을 벼르고 칼을 휘드르는 그 날선 감각은 검술 이론의 연마만으론 불가능한 것과 같다고 믿는다. 책만으로 무술을 배울 수 없지 않겠는가?

송충이로 돌아가자.

그래서 다시 솔잎을 먹으려한다.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맛 좋은 소나무 숲도 찾아 놓았다. 이제 맛있게 배부르게 먹고 내가 꿈꿔왔던 평생 프로그래머로 사는 목표을 이룰것이다. 아 기분 좋다~~